원자력 기술로 문화재 보존 · 분석한다

작성자
생명과학연구원
작성일
2009-10-06 00:00
조회
77

원자력 기술로 문화재 보존 · 분석한다


람세스 2세 미라 보존, 방사선 조사 2009년 10월 06일(화)

원자력 기술을 문화재 보존·복원·분석 기술 연구에 활용할 협력 체계가 구축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와 이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고 5일 밝혔다. 두 기관은 이날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센터 세미나실에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원자력 기술 문화재 분야 적용 사례는 탄소연대측정법이 대표적이다. 탄소연대측정법은 일반적인 탄소 원자보다 중성자를 2개 더 가지고 있는 14C라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붕괴하는 특성을 이용한다. 이는 시료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는 1950년대부터 문화재 분야에 원자력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해 오고 있다. 미국, 캐나다와 일부 중남미 국가들, 프랑스, 독일,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의 원자력 기술 보유국들은 원자력을 이용한 문화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 대학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관으로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한 국제적, 지역적 원자력 기술협력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한국원자력연구원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5일 원자력 기술을 문화재 보존·복원·분석 기술 연구에 활용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람세스 2세 미라 보존, 방사선 조사

원자력 기술의 대표적 적용 사례로는 다음과 같다. 20년 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이나리야마 고분(稻荷山 古墳)에서 출토된 금착명철검(金錯銘鐵劍)의 상감에서 X선과 γ선 투과시험을 통해 115개의 문자를 발견했다. 프랑스의 경우 원자력청(CEA) 소속의 ARC-Nucleart가 1960년대부터 방사선 조사 기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프랑스는 1977년 이집트 람세스 2세 미라 보존에 방사선 조사를 통한 생물학적 손상 억제 기술을 활용한 바 있.

국내에서는 1970년대부터 중성자, x-선, 감마선,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 측정분석 및 시험검사 기술 등 원자력 기술이 문화재 보존과학 분야 연구에 이용돼 왔다. 그동안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일부 대학에서 중성자 방사화 분석, X-선 형광분석 등을 이용한 고고학적 시료의 미량원소 정량분석에 의한 산지 및 편년 추정 등에 부분적으로 원자력을 활용해왔다. 최근엔 X-선 분광분석, 중성자 영상기술, 방사선 조사기술, 가속기 질량분석 등이 문화재 보존, 복원, 감정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양해각서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운영 중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의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석 기술(nuclear analytical techniques)과 방사선 조사 기술 등을 문화재 보존, 복원, 분석 등에 적용하기 협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두 기관의 연구시설을 공동 이용하고, 기술협력 및 정보교류를 위한 공동 워크숍을 매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두 기관은 오는 28일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제1회 워크숍(추계 원자력학회 동위원소 이용 및 방호 연구부회)을 개최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기술협력 및 정보교류를 위한 공동 워크숍을 매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워크숍은 ‘문화재에 생명을 불어 넣는 보존과학과 방사선기술’라는 부제로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자연과학적 조사기법으로 중성자 과학과 방사선 조사 기술의 이용 등 7개의 주제 발표로 이뤄진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번 협력체계 협의를 통해 국가 전통 문화유산을 영원히 후손에 물려주기 위한 과학적 보존, 복원 및 관리를 위한 노력에 원자력 기술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인문학인 문화기술(CT)과 자연과학인 원자력 및 방사선 기술(RT)의 융합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화재 분야 적용 가능 원자력 기술

△ 중성자 방사화 분석 기술(NAA; Neutron Activation Analysis)

연구용 원자로에서 핵분열 반응으로 생성된 중성자를 분석 시료에 조사, 시료를 방사성 동위원소로 변화시켜 방출되는 감마(γ) 선을 측정함으로써 시료에 포함된 특정 원소의 양을 정량적으로 조사하는 방법. 검출 감도가 높아 화학적인 분석법으로는 불가능한 미량 분석이 가능하고, 다양한 종류의 시료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원소를 비파괴적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있어 원자력 분야의 기초 연구뿐 아니라 재료과학, 환경오염 및 보존, 인체보건 및 영양, 산업적 품질관리 및 보증, 범죄과학과 고고학 등의 시험검사, 측정분석 도구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음. 출토 문화재의 산지 및 편년을 추정하는 데 활용되는 기술.

△ 중성자 영상 기술(neutron radiography)

투과력과 분해능이 매우 뛰어난 중성자의 성질을 이용, 연구용 원자로에서 생성된 중성자를 시료에 투과시켜 감쇄하는 중성자의 양을 평가함으로써 시료 내부의 미세결함을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기술. 문화재 내부 관찰과 미세 결함의 비파괴 검사에 활용되는 기술.

△ 방사선 조사 기술(irradiation technology)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의 투과력과 살균력을 이용, 비파괴 검사와 암 치료, 농·식물 육종, 의료기기 멸균 등에 이용하는 기술. 문화재 분야에서는 방사선 조사를 통해 주로 목재 문화재의 생물학적 손상을 야기하는 흰개미, 권연벌레 등 충류와 곰팡이들을 제어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음. 목재 뿐 아니라 서적, 의복 등 유기질 문화재의 보존에도 이용 가능하며, 부식이 심한 목재를 단단히 하기 위한 강화 방법으로 방사선 고분자 중합 기술도 사용되고 있음.

김재호 기자 | jhkim@kofac.or.kr

저작권자 2009.10.0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