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조절하는 인공심장박동기

작성자
생명과학연구원
작성일
2011-09-15 00:00
조회
172

빛으로 조절하는 인공심장박동기

광유전학 기술 심장근육에 접목

2011년 08월 18일(목)

광유전학은 빛으로 세포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세포에 집어넣어 빛을 쪼임으로써 세포의 기능을 통제한다. 광유전학은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데 그동안 연구가 집중됐다. 빛을 이용하면 전기를 이용해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광유전학 기술을 인공심장박동기 분야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MIT가 발간하는 과학잡지 ‘테크놀로지 리뷰’ 최신호에 따르면 일군의 과학자들은 푸른색의 빛에 반응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세포를 심장조직에 이식해 심장 박동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광유전학으로 인공심장 박동 조절

이 유전자 조작된 세포는 푸른색의 빛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푸른색의 빛은 심장의 박동 리듬을 조절하는 일종의 지휘자 역할을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환자 자신의 세포로 작동하는 생물학적 인공심장박동기인 셈이다.

광유전학의 기본원리는 빛에 반응하는 특정 단백질을 세포에 주입한다. 때문에 이 세포는 빛을 쪼여주고 안 쪼여줌으로써 목표 세포의 활성을 통제할 수 있다. 광유전학 기술을 임상시험에 적요하는 데 있어 한 가지 문제점은 어떻게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목표 세포에 이식하느냐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SUNY 스토니 브룩 대학 에밀리아 엔트체바 박사는 심장 근육 세포들의 특성을 십분 활용했다. 심장 근육 세포들은 서로 강하게 소통한다는 특징을 띠고 있다. 이들 근육 세포들은 서로 세포 결합을 통해 강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동시에 박동한다.

연구팀이 착안한 점이 바로 이점이다. 연구팀은 모든 심장세포에 푸른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주입하기 보다는 일군의 세포들에 한정했다. 엔트체바 박사는 “소량의 빛에 반응하는 세포를 주입한 뒤 이들 세포들이 심장 근육세포들과 커플을 이뤄 정상적인 박동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광유전학 유전자 조작 세포와 심장세포 커플

이러한 가정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빛에 반응하는 세포들을 만들어 심장세포와 짝을 이루게 했다. 빛으로 자극시켰을 때 푸른빛에 반응하는 세포와 이를 세포와 짝을 이룬 심장세포들은 전기 자극에 반응하며 수축했다.

연구팀은 환자들로부터 세포를 채취해 이들을 빛에 반응하도록 조작했다. 엔트체바 박사는 충분한 양의 빛에 반응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세포들을 주입하면 심장 전체의 박동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50만 가량의 유전자 조작 세포가 필요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다.

엔트체바 박사는 “빛은 전기보다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전기를 사용했을 경우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공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가 불특정 세포들을 자극하는 반면 빛을 쏘아주면 빛에 반응하는 세포와 이와 연결된 세포들만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의 광유전학 기술은 심장세포 연구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의학계는 전망했다. 심장병을 치료할 새로운 약물의 디자인이나 심장세포 자체의 연구 등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미구엘 발데라바노 심장학자는 “지난 10년 동안 과학자들은 생물학적 인공심장박동기 연구에 골몰했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인공심장박동기는 특정한 방법을 적용해 자동적으로 박동할 수 있도록 조작됐다. 자동 박동 대신 빛을 이용한 심장박동기는 생물학적 인공심장박동기 분야의 새로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발레라바노 박사는 “이는 분명히 생물학적 인공심장박동기 분야의 이론적인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의 기술에도 넘어야 할 산은 분명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인공 심장박동 세포가 여타의 정상적인 세포와 얼마나 조화를 이룰지는 아직까지는 의문의 여지가 남았다. 비록 생물학적 인공심장박동기가 이론적으로는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현존하는 전기적 인공심장박동기보다 우월하다는 점도 증명돼야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Circulation: Arrhythmia & Electrophys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1.08.1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