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안전한 치료제 개발되나

작성자
생명과학연구원
작성일
2011-11-14 00:00
조회
134

당뇨, 안전한 치료제 개발되나

네이처지 논문 게재 최장현 박사 인터뷰

2011년 11월 14일(월)

11월 14일은 UN이 지정한 ‘세계당뇨병의 날’이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3억명으로 추산되며, 1980년과 비교할 때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현재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추세다. 가히 전염병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당뇨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은 비만과 관련있는 대사성 질환이며, 이는 서구형 식단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웃이나 친인척 중 한두 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을 것이다. 당뇨병은 이제 우리에게 가장 가깝고도, 무서운 병이 되었다.

▲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하는 최장현 박사  ⓒ김수현
국제당뇨대사컨퍼런스 참석차 한국에 온 최장현 박사를 만났다. 최 박사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박사를 마치고 현재 하버드 대학교 다나파버 암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다. 당뇨병 치료제에 관한 그의 논문은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지에 두 번(466호, 477호)이나 실렸다.

당뇨치료에 효과적이면서 안전한-주요 부작용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화학물질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기존 당뇨 연구는 대체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당뇨 비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특정 단백질에 관한 연구죠. 두 번째로는 항당뇨 효과, 즉 당뇨치료에 효과적인 신약 개발입니다.
 
일반적으로 첫 번째 연구는 특정 단백질을 조절하는 물질들이 새로운 신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은 시간은 물론 연구비용까지 많이 듭니다.

두 번째 신약 개발은 안전성 검증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난해에는 기존 치료제 중에 당뇨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던 치료제인 로시글리타존이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판명되어 사용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본 연구는 항당뇨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보다 안전한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에 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이해하기에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 PPARγ(피피에이아르감마)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는 지방분화(지방세포로 형성되도록 하는 것)기능의 단백질입니다. TZDs 라는 기존 당뇨병 약은 PPARγ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화학물질이었습니다. 이 TZDs 약들은 항당뇨효과 그러니까 당뇨병 치료에 효과적이었고요.

그래서 기존 약들은 PPARγ 단백질의 활성화 기능이 있었습니다. 왜냐면 그것이 항당뇨효과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체중증가, 심장질환 등 부작용도 심각했죠. 제 첫 번째 연구는 지금까지 세계적인 제약회사와 당뇨병 연구진들이 기정사실처럼 믿은 것과는 달리 항당뇨효과가 PPARγ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는 성분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논문은 PPARγ의 인산화(단백질의 인산기가 붙음으로써 단백질의 변형을 일으키는 작용) 억제 기능이 항당뇨효과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가정 하에 시행된 연구입니다. 왜냐면 기존 항당뇨효과의 약들도 인산화를 막는 기능을 했습니다. 이런 연구과정을 통해 기존 약에서 보였던 부작용이 없으면서 (인산화 억제를 통해) 항당뇨효과를 주는 화학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네이처지에 첫 번째로 연구 성과를 발표했을 때 많은 제약회사와 연구소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반면 조금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논문을 발표한 후에는 대체적으로 연구결과를 믿는 분위기입니다. 뉴욕타임즈와 워싱터포스트 등에서도 취재를 해갔습니다. 지금은 제 논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약 개발에 들어간 제약회사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돼지 췌장을 부작용 없이 이식하여 당뇨병 완치 가능성을 높였다는 기사(연합뉴스, 10월 31일자)가 보도되었습니다. 이 연구와 박사님의 연구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중요한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연구와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 당뇨병(type1)과 제2형 당뇨병(type2)으로 나뉩니다. 전 세계적으로 제2형 당뇨병 인구가 훨씬 더 많습니다. 90~95%를 차지하죠.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는 거의 정상이지만 인슐린의 작용이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현격하게 저해되어 인슐린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병입니다. 이 경우 인슐린의 생성보다는 인슐린의 작용을 활성화하는 연구에 무게를 두어야 합니다. 저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를 연구한 것입니다. 따라서 제 연구 결과와 서울대 연구 결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박사를 마쳤는데, 한국과 미국의 연구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한국에 포스닥 연구원이 많지 않은 탓이겠지만, 한국은 학생 위주의 연구입니다. 미국은 연구원 위주 연구니까 연구 환경이 다릅니다. 무엇보다도 문화가 많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혼자 밤 늦게까지 연구할 때가 많았습니다. 개인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반면 미국에서는 연구할 때는 연구하고,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 쉽니다. 자유롭죠. 또한 연구자들끼리의 교류가 활발해서 좋았습니다.

최장현 박사의 연구를 통해 그동안 치료제의 부작용에 시달렸던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내년 2월 한국으로 돌아와, 울산과학기술대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로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수현 객원기자 | writingeye@daum.net

저작권자 2011.11.14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