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못 만드는 게 없어

작성자
생명과학연구원
작성일
2012-03-16 00:00
조회
174

줄기세포, 못 만드는 게 없어


각막, 뇌하수체 등 연구성과


2012년 03월 14일(수)





 

세계 각국의 바이오기업들이 줄기세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불가능했던 신체 부위를 줄기세포를 이용해 새롭게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잇달아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스웨덴 코센버그 대학 살그렌스카 아카데미(Sahlgrenska Academy)의 찰스 핸슨(Charles Hanson) 연구팀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와는 달리 세계 최초로 손상된 인간의 각막에서 줄기세포가 건강한 각막으로 재생되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에 발표했다.

 

각막이 손상되거나 흐려지면 실명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방법은 건강한 각막으로 이식수술을 받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식을 위해서는 각막 기증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기증 각막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살그렌스카 아카데미의 연구자들은 결함이 있는 각막을 이용해 연구를 수행한 결과 16일 동안 배양된 줄기세포가 상피세포로 변하고 6일이 더 지난 후에는 각막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각막을 치료하는 연구의 첫 단계로서, 막연히 기증 각막을 기다리는 각막 손상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인 여성의 난소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여 난모세포를 배양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조너던 틸리(Jonathan Tilly) 박사팀은 난모세포에 녹색 형광 단백질을 내는 유전자를 주입한 뒤 성전환수술을 위해 난소를 제거한 건강한 여성 6명으로부터 기증 받은 난소 조직에 넣은 다음 이 난소 조직을 쥐의 피부 밑에 이식한 결과 성숙된 난자로 성장했다는 연구결과를 2월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메디신에 발표했다.

이 연구성과는 지난 2009년 중국 상하이 자오퉁 대학의 지 우(Ji Wu) 교수팀이 성체 마우스의 난소에서 여성 생식 줄기세포(FGSC)를 분리한 다음 임신 가능성을 잃은 암컷 마우스에 유전 조작된 FGSC를 이식한 후 정상적인 새끼를 출산시킨 연구결과를 응용, 인간에게 적용시킨 결과 얻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난자 줄기세포에 대한 이 연구는 항암 치료 등으로 난자가 없어진 여성이나 조기 폐경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 임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난소에서 이들 줄기세포의 정확한 역할이 밝혀지지 않아 난자가 재생 가능하다는 점에 관한 논쟁이 가시지 않고 있다.

현재 틸리 박사는 인간 난자 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추진하고 있으며, 새로 개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불임 치료를 개선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바이오 기업을 설립했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줄기세포로 노화된 난자의 임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틸리 박사는 예상하고 있다.

시력 상실 환자들을 위한 치료길 열어

일본의 과학자들은 실험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유도해 작동이 가능한 뇌하수체 전엽을 형성한 다음, 이것이 각기 다른 종류의 호르몬 생산 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리켄 발달생물학센터의 요시키 사사이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지난해 11월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관련 의학자들은 인간 줄기세포로 뇌하수체가 만들어질 경우 성 및 성장,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낮아서 일어나는 되는 내분비질환인 뇌하수체 저하증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력을 상실하는 무서운 안과 질환에 대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으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잇달아 발표됐다. 며칠 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안과연구소와 무어필스 안과병원의 림브 박사팀은 사람의 망막 줄기세포로 녹내장 모델쥐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기증된 인간 안구의 망막에서 뮐러아교줄기세포를 채취해 망막신경절세포로 분화시킨 다음 시력을 잃은 녹내장 실험 마우스에 주입한 결과 4주 만에 시력을 50% 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것.

만약 이 방법을 사람에게 적용해 성공할 경우 안압 상승으로 실명까지 이어지는 녹내장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또 미국 말버러 첨단세포테크놀러지의 로버트 란자 박사팀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황반변성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의 시력을 증진시켰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월 의학저널 랜싯에 게재했다. 이 보고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통한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효과를 서술한 최초의 사례이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약 30분간에 걸친 수술로 5만 개 가량의 세포를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70대 환자와 스타가르트 병을 앓고 있는 50대 환자의 망막에 주입한 결과, 법적으로 맹인인 두 환자가 의미 있는 수준의 시력을 되찾았다는 것.

그러나 대조군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두 명의 환자만으로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우며, 일시적인 위약 효과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투자효율화 방안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올해 줄기세포 관련 예산을 약 190억 정도 추가해 줄기세포 선도연구 및 신약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지난 1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김도연)는 줄기세포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전략적 투자 방향 및 사업체계 개편안을 담은 ‘줄기세포 R&D 투자효율화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에 의하면 교육과학기술부는 줄기세포 기초 기반기술 연구, 보건복지부는 중개 임상시험 및 실용화 연구, 지식경제부는 치료제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을 위한 개발연구,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줄기세포 연구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제한된 재원이 부처 간 중복투자 없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역할체계가 강화된다.

아울러 부처 간 연구성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기초연구 성과 중 실효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심층평가 후 신속하게 후속 지원하는 시스템인 ‘fast track’이 구축될 예정이며, 관계부처 합동의 ‘줄기세포 R&D 협의체’도 운영된다.

국과위 관계자는 이 같은 투자 효율화 방안의 마련으로 우리나라 줄기세포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차원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3.14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