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에 기계들도 ‘추워’

작성자
생명과학연구원
작성일
2011-01-24 00:00
조회
134
기록적인 한파에 기계들도 ‘추워’
피해 예방 위해 지속적 관리 필요
2011년 01월 18일(화)

연일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면서 각종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다치는 환자, 감기환자, 동상 및 피부 건조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저체온증 등으로 고연령층의 사망률도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건강관리가 요구되기도 한다.

추운 것은 동물들도 마찬가지. 겨울잠과 같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겨울을 잘 버티는 동물도 있지만, 저체온증으로 죽는 경우도 많다. 미국 플로리다 주 인근 해양 동물들이 바닷물의 낮은 수온 때문에 비교적 따뜻한 물이 방출되는 발전소 주변에 모여드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매서운 한파에 기계도 ‘덜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이처럼 많은 사람과 동물들이 추위에 몸서리치고 있지만 이는 비단 생물들만 겪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을 편하게 해주고 있는 기계들도 추위를 탄다.

며칠 동안 쌓아둔 빨래를 하려 하자 세탁기 물이 빠지지 않거나 보일러가 파손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멀쩡하던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기도 하며 휴대폰 액정과 같은 LCD화면의 표시가 느려지기도 한다.

특히 현대인의 주 이동수단인 자동차의 고장은 많은 사람들을 당황케 한다. 최근엔 성실한 성격으로 소문난 손석희 교수도 한파로 인한 자동차 고장 때문에 라디오 생방송에 늦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때문에 속 썩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냉각수에 고장 발생

▲ 겨울철 자동차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abrigenn
한파로 인해 자동차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고장은 배터리다. 배터리의 성능저하나 고장으로 인해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 배터리는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

전력의 출력과 충전을 가능케 하는 전해액이 온도가 낮아지면 내부 분자 운동이 둔해지고 이에 따라 전류의 흐름이 더뎌지기 때문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으며 출력량 또한 감소하게 된다. 

또한 비슷한 이유로 배터리가 완전 방전돼 시동을 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이런 배터리 고장으로 인한 신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엔진이 과열돼 주행 중인 자동차에 불이 붙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냉각수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엔진 과열을 방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냉각수는 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추운 날 얼지 않도록 부동액을 넣는 것이다. 특히 겨울철엔 부동액의 농도가 평소보다 높아지게 되는데, 비율조정에 실패하거나 여름철 물의 비율을 늘렸던 것을 잊고 그대로 방치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부동액의 비율이 낮으면 냉각수가 얼어 파이프에 손상이 생겨 냉각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으며 반대로 부동액의 비율이 너무 높아도 점도가 높아져 냉각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냉각수가 제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으로, 이로 인해 엔진은 과열되고 한겨울에 엔진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수도관, 보일러, 컴퓨터까지 추위로 피해

각종 동파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가장 흔히 사용하는 물은 특이하게도 얼면서 부피가 증가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수도관 중 외부로 드러나 있는 계량기 부분이 얼어 일부 가정에 수도 공급이 중단되기도 한다. 최근 경남 김해시에선 상수도관이 동파돼 도시 전체에 수도 공급이 끊기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파트의 경우는 하수도관이 얼어붙어 배수가 되지 않아 생활하수가 역류하거나 세탁기 배관이 얼어 빨래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물에 불려놓은 빨래마저 어는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물을 사용하는 것은 보일러도 마찬가지. 휴가나 긴 외출로 인해 보일러를 오랫동안 작동시키지 않으면 그새 보일러 관이 동파해 비싼 돈을 주고 기계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추위를 타는 기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 손에 들려있는 휴대폰이나 mp3 플레이어처럼 LCD액정이 부착돼 있는 기계들도 추위에 둔해진다. LCD는 액체상태의 결정체가 전기 신호에 따라 배열을 변화해 정보를 표시하는 장치다. 이에 온도가 낮아지면 액체 결정의 분자운동이 둔해져 그만큼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추운 곳에서 LCD를 사용하면 반응이 느리고 잔상이 남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심한 경우는 화면에 멍이 든 것처럼 검게 변해 표시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열에 취약한 컴퓨터도 추위를 탄다. 컴퓨터의 경우는 냉각 팬, 냉각수, 특수 반도체 등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할 만큼 냉각시스템을 매우 중요시 한다. 그런데 이 냉각시스템이 겨울에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 문제는 바로 냉각 팬의 소음이다. 겨울철만 되면 컴퓨터 부팅과 함께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소음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낮은 온도 및 액체와 관련이 있다. 냉각 팬을 부드럽게 돌도록 도와주는 윤활유가 온도가 낮아지면서 점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능이 저하됨에 따라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팬이 진동을 일으켜 큰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는 심한 경우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소음이 커지기도 한다.

기계들의 감기예방법은 

이와 같이 추위를 타는 기계들도 사람이 예방접종을 하듯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자동차 냉각수와 부동액, 배터리는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배터리의 경우 담요 등으로 덮어두면 방전이나 성능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수도관 계량기도 마찬가지로 입지 않는 옷가지와 같은 천으로 둘러 싸 보온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추위가 심한 날엔 세탁기나 베란다 하수도 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보일러는 집 내부가 춥지 않더라도 가끔씩은 작동시켜주는 것이 좋으며 외출 시엔 외출기능을 켜둬야 한다. 컴퓨터의 경우는 간단히 윤활유를 한 두 방울 떨어뜨려주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냉각 팬 소음을 해결 할 수 있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1.1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