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수정 성공률을 높이는 예측모델

작성자
생명과학연구원
작성일
2010-10-12 00:00
조회
425
체외수정 성공률을 높이는 예측모델
자궁 이식위한 건강한 배반포 93% 구별
2010년 10월 12일(화)

2010년 노벨생리의학상은 체외수정을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개발한 영국의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가 수상했다. 체외수정 시험관 아기 시술은 여성의 난자를 채취해 체외에서 인공적으로 정자와 수정시킨 뒤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해 정상적인 임신 과정을 거쳐 아기를 낳는 불임치료 기술이다.

체외수정 성공, 건강한 배아세포 예측 관건

시험관 아기 시술과 관련해 과학계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인공적으로 수정된 배아 가운데 어떤 방법으로 가장 건강한 배아를 선별해 엄마의 자궁에 이식하느냐”는 문제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대략 35% 수준의 성공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 자궁에 이식한 배아가 정상적으로 분화하지 못하는 것은 낙태를 해야 한다거나 또 다른 출산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건강한 배아의 선별은 체외수정 시술에서 중요하다.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인간의 배아는 특별히 실패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체외수정 배아는 2/3에서 1/2 수준에서 체외수정 시술의 중요한 단계인 배반포(blastocyst)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배반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한 뒤 5일 단계의 배아세포를 일컫는다. 체외수정 시술에서 수정배아를 모체의 자궁으로 이식하는 배아이식 과정은 마지막 단계이며 수정 후 5일차의 배반포 세포를 엄마의 자궁으로 이식한다. 때문에 이식한 배반포 세포가 엄마 자궁 속에서 정상적으로 분화하느냐의 여부는 체외수정 시술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체외수정 시술은 배아의 발달단계에서 보이는 몇 가지 외형적인 특징을 기반으로 배반포를 선별했다. 이러한 시각적 선별 방법은 건강한 배아를 구별하기 위해 다수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이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발달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과 담당 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한다는 단점이 있다.

배반포 분화 핵심 3가지 징후 예측 모델 개발

▲ 건강한 배아를 예측하기 위한 스탠포드 연구팀의 이미지 프로그램  ⓒAuxgyn
이런 가운데 최근 스탠포드대 연구팀은 배아세포가 배반포로 분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3가지 징표를 포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배아의 발달과정을 모니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탠포드 의과대 르니 레조 페라 교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반포로 분화할 예정인 세포를 예측할 수 있다”며 “어떤 세포가 분화하지 못하고 죽을지에 대해 93%의 정확도로 구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수정 후 12~18시간 동안 냉동보관된 242개의 배아를 연구했다. 배아는 보통 3일 또는 5일 단계의 발달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수정 후 냉동 보관된다. 연구팀은 이 배아들이 어떤 분화과정을 거치는지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의 이미지를 포착하는데 사용하는 기술인 다크필드 마이크로스코피 기술을 적용한 뒤, 수정 5일차에서 배반포를 형성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각적 징표를 포착하기 위해 이 이미지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개의 시각적 징표들이 관찰됐으며, 연구팀은 이들 가운데 3가지 징표가 배반포 분화의 핵심 열쇠라는 것을 규명했다.

이들 징후들은 시간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세포가 물리적으로 한 세포에서 두 세포로 분열하는 단계, 첫 번째 세포가 분열하고 두 번째 세포가 분열하는 휴지 시간, 그리고 두 번째 세포와 세 번째 세포 분열 사이의 휴지 시간이다.

연구팀은 이 3가지 징표를 자동적으로 측정하는 이미지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세포의 발달과정을 추적해 2차원의 이미지를 3차원의 이미지에 대한 정보로 전환한다. 분열이 많이 진행된 세포는 서로 상대방의 세포를 둘러싸고 있어서 시각적 정보제공을 제한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기술은 배아의 각각의 세포에 대한 정보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 모체 자궁 이식을 위한 배반포 단계의 인간배아세포  ⓒAdvanced Fertility
연구팀이 발견한 3가지 징표들은 모두 배아의 2일차 단계에서 나타나는데 이는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체외수정 시술 병원들은 배아가 배반포까지 분화하는 5일차까지 배아를 배양하는데 학계에는 5일차 체외배양이 신생아에게 유전적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마르셀 시더스 캘리포니아 주립대 의과대 소아학과장은 “배반포 형성을 2일차에서 예측할 수 있는 스탠포드 연구팀 기술의 장점은 인공적인 환경에서의 수정배아를 하루라도 빨리 모체 체내 환경으로 이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더스 박사는 “배반포를 예측하는 것이 반드시 성공적인 자궁 이식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배반포 예측은 절반의 성공이며 이것이 당신이 곧 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체외수정을 위한 배아선별에는 생체검사를 통한 유전자 분석, 체외배아 배양액에 포함된 인자 분석 등의 방법이 있지만 이러한 방법들이 임신율을 성공적으로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초기 배아발달과정, 유전자 아닌  난자세포가 활성 유도

스탠포드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수행하면서 각각의 배아발달과정에서 유전자 발현에 대한 연구도 함께 수행했다. 그들이 발견한 모든 징표들은 배아세포가 배아세포자체의 유전자를 발현하기 시작하는 시점 이전에 발견된 징표들이다. 이는 초기 배아발달과정에서 유전정보가 배아세포 자체의 유전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난자세포에 의해 활성화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즉 인간배아 발달과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배아세포의 유전자 발현이 일어나기 이전의 시점에서 이미 결정이 된다는 주장이다. 시더스 박사는 “좋은 배아를 가지는 가장 강력한 힘은 난자세포에 있다는 그간의 과학계의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의 페라 교수는 “건강한 배반포 세포를 예측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향후 체외수정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연구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0.10.1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