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녹차 마시며 뇌암 치료한다

작성자
생명과학연구원
작성일
2010-02-08 00:00
조회
130
커피·녹차 마시며 뇌암 치료한다
이창준·강상수 연구팀, 카페인-뇌암 관계 규명
2010년 02월 03일(수)

커피나 녹차에 흔하게 들어 있는 카페인 성분이 뇌암 세포의 성장을 방해한다.

▲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강상수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한홍택) 신경과학센터 소속 이창준 박사팀은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강상수 교수, 서울대, 인하대, 미국 에모리대(Emory Univ.) 등 국내외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혀냈다.

뇌암 중에 가장 악성으로 꼽히는 것은 신경교아세포종(Glioblastoma)이다. 국내 뇌암 환자의 45%, 미국 뇌암 사망자의 60% 가량이 이 종양으로 고생하며, 진단 후 평균 수명이 1년을 넘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다. 특히 암세포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고 침투성이 우수해 전이가 빠른 데다가 외과수술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악성종양이다.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테모다르(Temodar)도 평균수명을 2.5개월 정도 연장하는 데 그칠 정도다.

이창준 박사팀은 바로 이 신경교아세포종(Glioblastoma)을 대상으로 카페인의 효능을 연구했다. 그 결과 카페인이 뇌암 세포의 전이 메커니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힐 수 있었다.

뇌암 세포의 활동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칼슘(Ca)인데, 세포 내 소포체에 존재하는 ‘IP3R 수용체’가 칼슘 분비에 관여한다. 이 박사팀은 칼슘 이미징 기법, 침투 측정법 등 다양한 첨단기법을 통해 IP3R3 수용체가 뇌암 세포에 특히 많이 발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박사팀은 칼슘이 증가하면 세포의 분열속도와 침투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카페인이 심장근육에서는 칼슘을 증가시키지만 뇌암 세포에서는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카페인이 IP3R3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칼슘 농도를 줄이고 암세포의 활동과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특히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카페인을 섭취한 군은 뇌암 세포 전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으며, 생존율도 2배 정도 증가했다. 인간 뇌암 세포를 면역결핍 쥐에 투입하자, 카페인을 섭취한 쥐는 30일간 생존했지만 그렇지 않은 쥐는 20일 만에 죽었다. 또한 살아있는 뇌암 세포를 배양하며 카페인을 주입하자 세포 크기가 줄어들었다.

▲ KIST 신경과학센터 이창준 박사 
사용된 카페인의 양은 사람으로 치면 500mg 정도로, 하루 2~5잔의 커피 또는 10잔의 녹차에 포함된 정도에 해당한다.

이창준 박사는 “앞으로 뇌암 치료용 약물을 개발하는 데 있어 큰 가능성을 열었다"고 포부를 밝히며,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검증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카페인이 칼슘분비 채널인 IP3 수용체 아형3을 억제해 뇌암 세포의 움직임과 침투성을 둔화시키며 실험동물의 생존율을 증가시킨다’는 제목으로 암 관련 국제 권위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2월 1일자에 게재됐다.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저작권자 2010.02.03 ⓒ ScienceTimes